2020. 3. 5. 20:15ㆍ취미/독서
일본의 셰익스피어,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을 전부터 읽을 마음은 있었으나 내 행동이 그것을 따라가지 못했는데, 오늘 도서관에 책을 반납하고 새로운 읽을 책을 고르는 중, 이 소설을 읽기로 하였다.
이 소설은 나와 선생님의 관계가 주가 된다. 친구따라 카마쿠라 해변에 놀러갔던 '나'는 우연히 외국인과 함께 있는 선생님을 발견하고, 흥미를 느껴 그 선생님을 몇 일간 따라 다니며 가까워졌다. 이후 다시 도쿄로 올라가 그 선생님 집을 자주 왕래하며 선생님과 점점 가까워지게 되는데, 이때부터 점점 선생님에 대해 알아간다.
선생님은 상당히 염세적인 사람이다. 자신을 믿지 못하고 그로부터 파생되는 모든 인간을 믿지 못한다. 아내는 선생님이 자신도 믿지 못해서 싫어하는 것은 아닐까 걱정한다. 아내 말로는, 선생님은 원래 믿음직하고 의욕이 넘치는 사람이었으나 도쿄대 재학 당시 친구가 죽은 뒤로 점점 우울해 졌다고 한다. 그리고 혹시 그 때문이 아니면 자기가 어떠한 잘못을 했기에 그렇게 된 것인지 걱정한다.
하지만 선생님께서는 아내를 사랑한다. 자신의 눈에는 아내를 제외한 여자가 여자로 안보이고, 사모님 역시 그렇다고 한다. 하지만 그 뒤에 ' 우리는 행복해야할 한 쌍 일텐데...'라고 덧붙인다. //1
아버지가 위독하셔서 귀향 내려간 중에 선생님께 보낸 편지의 답장이 늦게 옴. 그 곳에 선생님이 자신의 과거를 펜으로 적어서 미안하다고 말함. 그리고 아마 이 글을 읽을 때 쯤엔 자신이 죽었을것이라고 적혀있었음. 깜짝 놀란 '나'는 아버지가 위독하신대도 도쿄행 열차를 끊고 상경함//2
선생님의 유서에는 학생이 자신의 과거사를 토대로 인생을 공부하려고 했을 때 처음으로 '나'에게 존경하는 마음이 들었다고 적혀있었다. 그리고 '나'의 편지에 답장을 못해줬던 이유와 그동안의 선생님의 심정이 적혀있었고, 본격적으로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선생님의 과거 이야기를 시작한다.
지금까지 간단히 읽은 내용을 정리하면, 선생님은 어릴때 유복하게 자랐는데, 일찍 부모님께서 장티푸스로 돌아가시는 바람에 문제가 생겼다. 어머니께서는 아버지의 많은 재산을 사업가이자 현의원인 믿을 수 있는 삼촌에게 부탁하며 아들을 잘 봐달라고 했다. 선생님은 그러려니하고 이후로도 부족할 것 없는 삶을 보내다 삼촌이 자신의 딸, 즉 사촌누나와 결혼을 강요하기 시작하자 점점 이상한 점을 눈치채고 현실에 눈을 뜨게 된다. 삼촌이 이미 부모님의 유산을 몰래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법적으로 상속인이 자신이 되어도 문제가 없게끔 사촌누이와의 결혼을 강요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선생님이 '나'의 아버지가 위독하시단 말을 듣고 제일 먼저 돈 관계를 확실히 하라고 한 것은 이 때문이다.
이후로 선생님은 삼촌부터 시작하여 세상의 모든 사람들에게 불신을 하기 시작했다. 당신은 간신히 확보한 유산들을 돈으로 바꾸고 도쿄대 근처의 하숙집에서 생활하기 시작했다. 이 하숙집 주인은 청일전쟁으로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와 단둘이 살아가는 아가씨였다. 선생님은 아가씨를 보자마자 첫눈에 반해버리고, 돈에 관련해서는 사람을 믿지 못하지만 사랑에 관해서는 믿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아주머니는 아주머니대로 딸과 선생님을 붙이려는둥 떼려는둥 하는 듯한 행동으로 선생님을 답답하게 만든다. 하루는 선생님께서 아주머니께 삼촌과의 일을 말한 적이 있는데, 선생님은 그 이후로 다시 트라우마가 도져서 아주머니가 아가씨를 자신에게 붙이려고 하는 행동은 자신의 재산을 탐내서가 아닌가 하고 불신이 시작된다.
한편 선생님께는 K라는 친구가 있었다. 큰 절의 아들로 태어나 의사 가문에 양자로 보내진 K는 의대를 가기 바라는 양부모님을 속이고 도쿄대 보통과에서 공부한다. 나중에 K의 기만이 들키자 그는 양부모님, 친부 모두에게 의절당하고 학비를 충당하기 위해 야학일을 알아본다.
여기까지가 오늘 읽었던 내용이다. 이 소설이 1900년대 초에 일본에서 지어진 소설이라 그런지 나쓰메 소세키를 대표하는 소설임에도 여성에 대한 비하적인 시선과 대한민국 신민지배 당시 일본인의 생활상이 묻어나 2020년 한국 사람으로써는 솔직히 말하면 불쾌한 부분이 꽤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 읽고 싶어지는 매력적인 소설임이 나쓰메 소세키의 필력을 증명해 주는듯 하다.
이외에는 선생님은 보면 볼수록 나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를 계속 읽어봐야겠다.//3
K는 양쪽 집안 모두에게 의절당하고 점점 우울해진다. 나는 그런 K를 하숙집 아주머니를 설득하여 자신의 옆방에 들이고, K 몰래 월세를 내준다. 그런 K는 점점 다시 생기를 되찾아가고, 평소 여자를 무시하던 K의 의견에도 점점 변화가 생긴다. 나는 K가 혹시나 아가씨를 좋아하는 것이 아닐까 걱정되어 여름방학때도 그가 혼자 집에 있지 못하도록 같이 바다로 여행을 갔지만, 이후 겨울 어느날 밤 K는 '나'에게 아가씨를 좋아한다고 고백을 한다. 나는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자신의 속마음을 전달하지 못하고 속으로 어지러워 한다.
이후까지 자신의 말을 전달하지 못한채 도서관에 있던 둘은 K의 제안으로 우에노 공원을 산책한다. K는 자신이 아가씨를 좋아하는 것에 대하여 어떻게 해야될지 물어보지만, 똑같이 아가씨를 좋아하는 '나'는 금욕적인 K가 항상 해오던 말인 '정신적인 향상심이 없는 사람은 바보다' 라고 두번이나 말한다. 이 말을 들은 K는 시무룩 해지고 의욕을 잃게 된다. 여기서 '내'가 자신을 믿지 못하는 두번째 일이 발생한다. 이 당시에 절친인 K에게 질투를 많이 한 '나'는 K가 우울해져있는 틈을 타 아주머니께 딸을 달라고 혼인의사를 밝히고, 아주머니는 승락한다.
나는 여기서 좀 많은 충격을 받았다. 이것은 사람으로서 하지 말아야할 짓이다. 아무리 자신이 K와 아가씨와의 관계때문에 신경이 쇠약해 진다 한들 절친인 K를 이런식으로 기만하는 행위는 잘못되었다. 자신의 의사를 확실히 말하고 둘 중에 어느 한 명이 양보하는 식으로 가야지, 친구를 속된 말로 등쳐 먹는 행위는 정말로 도덕적이지 않다.
결국 나는 아가씨와 결혼하게 되지만 이 소식을 들은 K는 얼마 못가 자살하고 만다. K의 유서에는 아가씨와 관련된 내용은 하나도 없지만 '나는 의지가 박약해 앞날에 전망이 없으니 자살한다'라고 적혀있었고, 신세를 진 '나'에 대한 감사가 담겨있었다. 이후 '나'는 아내와 지낼때면 항상 그 사이에 K가 있는 거 같아 마음 편히 지내지 못하고, 엄청난 죄책감에 사로잡혀 취직도 하지않고, 자기자신부터 시작하여 전 인류를 믿지 못하고 집에서 책만 읽던 것이었다. 결국 편지는 자신도 친구를 따라 가겠다는 의사를 보이며 끝이난다.
토요일까지만 해도 나와 선생님이 서로 비슷한 줄 알았는데 결정적인 부분에서 차이가 있음을 느꼈다. 말해야할 것을 말하지 못하고 그냥 다물고 있다 큰 사태로 번지는 일은 바보들이나 할 법한 일이다. 나도 이런 바보끼가 약간 있기에 이 소설을 바탕으로 할말은 하면서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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