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3. 5. 20:09ㆍ취미/독서
이 작품의 등장인물은 크게 3명, 목동인 메로스, 석공인 세리눈티우스, 그리고 악한 왕이다. 평소 불의를 참지 못하는 성격인 메로스는 다가오는 여동생의 결혼식을 준비하기 위해 절친한 친구 세리눈티우스가 있는 시라크스로 온다. 하지만 오랜만에 온 이곳은 사악한 왕이 주위사람들을 믿게 되지 못하여 매일 처형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 소식을 듣게 된 메로스는 왕을 처단하고자 홀몸으로 왕궁에 들어갔으나 경비병에게 붙잡힌다. 이후 자신을 죽이려고 하는 왕에게 동생의 결혼식을 위해 사흘만 기다려 달라고 하고, 자신이 돌아오지 않을 경우의 대가로 세리눈티우스의 목숨을 제시한다.
이후 뛰고 뛰어서 자신의 마을에 도착한 메로스는 그 다음날 바로 동생을 결혼시키고 돌아오기 시작한다. 하지만 돌아올 때의 그에게 들려오는 것은 전날 폭우로 불어난 물살, 왕이 방해하기 위해 심어놓은 산적들이었다. 결국 달리다가 혼절한 메로스는 돌아가는 것을 자포자기 하기까지 한다. 그러나 자신을 깨운 개울가의 물을 마시고 희망을 되찾고 그는 죽을 힘을 다해 뛰어가 친구가 처형되기 직전에 사형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메로스는 세리눈티우스에게 자포자기 할 뻔한 자신의 뺨을 크게 때려달라고, 그래야지 포옹할 수 있다고 말하고, 엄청 쎄게 메로스의 뺨을 때린 세리눈티우스는 자신도 2~3일정도 메로스를 불신했었다고 자신의 뺨을 때려달라고 한다. 서로 뺨을 때리고 울면서 포옹하고 있는 그때, 왕은 너희들은 내가 믿을 수 있겠다며 자신도 친구가 될 수 있을까 물어보며 막을 내린다.
이 소설은 인간실격과 함께 다자이 오사무를 대표하는 작품으로써 일본의 교과서에 필수로 실려있다. 사실 다자이 오사무 단편선을 빌린 것도 이 소설을 읽기 위함이기도 하다. 대략적인 내용을 알고 있음에도 빠른 템포로 기승전결이 진행되기 때문에 느긋한 느낌이 있었던 다른 소설들에 비해서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다.
내가 필력이 부족하여 메로스가 포기할 뻔했을 때 긴장되는 그 순간을 쉽게 표현하지는 못했으나, 정말 재밌게 읽었다.
그리고 한 가지 나아가 생각해보면, 왕처럼 높은 위치의 사람일수록 점점 남을 불신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왕권이 약해지면 언제 그랬냐는듯 신하들에게 배신당할수 있기에 배신당하기 전에 먼저 의중을 파악하여 처내거나 회유하여 자신의 편으로 만드는 방식으로 반대편을 줄이고, 왕권을 강화해야 한다.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소위 말하는 의심병이 생긴다. 신하들과의 권력투쟁에서 시작된 의심이, 일반백성들에게까지 대상이 확대된 것이다. 단지 이 소설에서만이 아니더라도, 우리 한국사를 보더라도 이런 상황에서 선왕이 집권 말기에 폭군이 된 사례들은 여럿 있다.
이 생각을 하면 동시에 떠오르는 것이, 군집의 높은 위치의 사람일 수록 야비한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내가 살면서 보아온 세계는, 진짜로 자신의 능력과 카리스마만으로 높은 위치에 올라온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대부분은 비열한 수와 정치질로 상대편을 깔아뭉개고, 여차하면 폭력까지 사용해서 높은 위치까지 올라왔다. 선량하게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은 언제나 그러한 사람들에게 아무것도 모른채로 당하거나 그러한 행위를 자신도 모르게 돕는다. 나는 내 전공과 관련된 회사를 창업하고, 관련업계에서 최정상급으로 회사를 키우고 싶다. 이것이 중학교때부터의 나의 꿈이다. 하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현실의 몇몇 추한 모습을 본 이후로, 추하게 성공할바에 그냥 조용한 시골에서 세상의 잡음을 듣지 않고 살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다. 아직은 세계 정상이 되겠다는 마음다짐은 변함이 없지만, 그렇기에 나는 정정당당하게 나만의 실력과 카리스마로 올라가고 싶고, 그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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