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독서

다자이 오사무- 후지산 백경

Lycoris radiata 2020. 3. 5. 20:12

일본인들에게 후지산이란 어떤 느낌일까? 국민 산이라는 점에서우리나라 사람에 있어서의 백두산이나 한라산과 비슷할 것이다. 하지만 백두산은 북한, 한라산은 바다 건너 제주도에 있어서 대한민국의 내륙 사람들은 평소에 이 산들을 쉽게 보지 못한다. 맑은 날이면 맨날 후지산을 볼 수 있는 동경 사람들과 느끼는 점이 다를 것이다.

이 소설에서, 작가인 다자이 오사무는 이 동경 아파트에서 보는 후지산을 갑갑하고 크리스마스 장식용 과자와 비슷하게 보일 뿐이라며 그리 좋아하진 않는다. 그리고 마음을 새롭게 하려고 미사카 고개로 간 여행에서 그는 그곳의 대표적인 후지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후지 산 또한 그냥 그림 같다며 '끌리지 않으며 경멸스럽기 까지 했다' 라고 표현했다. 우리는 '그림 같다'라는 말을 대상의 아름다움을 표현할 때 사용하는데, 그림같아서 경멸스럽다는 것은 이해될듯 하면서도 이해되지 않는다. 그 후로 같이 숙박하는 지인과 또 다른 전망대로 산행을 했는데, 이때는 안개가 짙어서 풍경은 볼 수 없었지만 오히려 전망대에 있는 찻집에서 주인장이 보여준 후지산 사진을 보고 '멋진 후지산을 보았다' 라고 말한다. 실물은 그림같아서 마음에 들지 않지만 사진은 또 좋다 라는 점, 역시 이 작가의 생각은 읽을 수 없는 점에서 묘미가 있다. 그 이후로 근처에서 선을 보고 숙박집에서 오래 머무르며 집 주인과 딸과의 간단한 에피소드들이 나와 있는데 그냥 일기장 읽는 듯한 느낌이라 크게 생각해볼점이나 느낀 점은 없었다.

항상 일본 문학을 읽을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확실히 한국 문학과는 다른 느낌이다. 한국 문학이 된장 맛이라면 일본 문학은 미소 맛이다. 정확히 어떤 부분에서 차이가 있는 지는 잘 모르겠지만, 한국이 감정이나 상황 표현 같은 것을 솔직하고 즉각적으로 표현한다면 일본은 빙 둘러져 표현 되어 있어서 상황이나 심정 같은 것을 세심한 부분까지 생각해가며 알아가야한다. 이런걸 따지며 읽어가도 도무지 다자이 오사무 이 작가의 생각이나 가치관은 이해하기 힘든 것 같다.